목회칼럼

어느 목사의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

작성자 약속의교회 댓글 0건 조회 421회 작성일 23-07-14 15:36

지난 주간 샌디에고로 총회 임원회를 다녀왔습니다. 샌디에고 북부 카운티에 있는 팔로마 한인교회의 담임목사인 서명성목사님은 현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이십니다. 이번에 총회 임원들을 초청하여 총회와 관련된 회의를 진행하고, 지역을 돌아보면서 총회 임원들을 손수 잘 섬겨주셨습니다. 캘리포니아 남쪽에 위치한 샌디에고는 매우 아름다운 도시이고 가는 곳마다 비치가 눈에 띄었습니다. 미국 전체에서 8번째로 큰 도시라고 하여서 그 크기에 좀 놀랐습니다. 임원들 가운데는 사모를 동반한 분도 계시고, 저처럼 홀로 참석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얼마 전 저는 5년 전 상처(喪妻)를 하신 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어떻게 지내시냐고 물었더니, 당신의 말 못한 이야기를 합니다. 아내가 폐암으로 5년 전 하나님 나라로 갔는데, 마치 자기의 책임인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저는 이제 5년이 지났으니 아내의 빈자리가 익숙해지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아내가 먼저 떠나고 두 가지가 힘들었다고 합니다. 하나는 외로움이고 다른 하나는 그리움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외로움은 일을 하다보면 바쁘게 지내니까 이겨낼 수 있는데, ‘그리움은 순간 갑자기 찾아와 자기 아래에서부터 스물스물 기어올라와 전신을 사로잡아 버려, 그 순간이 되면 너무 힘든 시간이라고 합니다.

 

아내를 잃으니 목회를 하기도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신과 상담을 받았는데, 첫 상담에서 카운슬러가 혹 목사님이 울고 싶은데 참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묻더랍니다. “그렇다!”고 하였더니, 울고 싶으면 실컷 울라는 말에, 첫 시간은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 울면서 상담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만남에서도 울기만 하였다고 합니다. 마지막 네 번째 만남에서는 울음이 나오지 않더랍니다. 그랬더니 카운슬러는 이제 오시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랍니다. 카운슬러는 뭔가 해 준 말도 없는데, 그저 자기가 이야기하고 울고 했더니 끝이라는 거죠! 그런데 울고 나니 뭔가 마음이 평안함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그분께 조심스럽게 재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더니, 당신의 아내가 가고,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자신을 모욕하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화가 났다고 합니다. 물론 자기를 위로하는 말이겠지만, 하나도 위로는 되지 않고 화만 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울고 나서는 시간이 지나니 그런 말을 들어도 이제는 괜찮다고 합니다. 그 목사님은 재혼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나의 집에는 아내의 사진도 있고, 아내의 옷도 있어 언제라도 사진을 보고, 옷을 보면서 옛 추억을 떠올립니다. 아내를 생각하며 시간을 흘려 보낼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있을 때는 엄마의 이야기를 하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혼을 하게 되면, 사진도 치워야 하고, 옷도 이제는 정리해야 하고, 아이들하고 엄마 이야기를 할 때도 눈치를 봐야 할 것 같아, 나는 재혼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사역을 모두 마치고는 홀로 계신 어머님을 모시면서 살다가, 어머님이 돌아가시면 그 이후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살아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뭉클한 이야기였습니다. 듣는 내내 제 가슴이 먹먹하였습니다. 가끔 아내 분들이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까! 그 목사님은 아내에게 떠나서도 잘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언제나 그렇게 좋은 남편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회칼럼

목회칼럼 목록
제목
약속의교회 311
약속의교회 337
약속의교회 422
약속의교회 366
약속의교회 311
약속의교회 345
약속의교회 313
약속의교회 332
약속의교회 289
약속의교회 569
약속의교회 431
약속의교회 395
약속의교회 298
약속의교회 1,185
약속의교회 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