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일하러 가야 한다

작성자 약속의교회 댓글 0건 조회 343회 작성일 22-06-27 20:34

할머니는 자기 몸 챙기지도 못하는데 늘 그렇게 이야기 했다.
일하러 가야 한다.

서울에 홀로 계신 것이 죄송해
아버지가 대전에 모시려해도 그렇게 말했다.
일하러 가야 한다.

월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어디 모시고 가려하면
언제부터 시작된지 모르는 그 화요제단, 거기서 설교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했다.
일하러 가야 한다.

할머니의 정체가 궁금해 수요일에 예배하시는 곳에 따라가 봤다.
할머니 세 분이 모여 예배를 시작하는데 첫 멘트가 이렇다.
“자 이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예배하겠습니다.”
매주 서울에서 공주 장마루까지 다니면서 할머니는 그렇게 말했다.
일하러 가야 한다.

본인이 개척한 교회에서 이 교회 다니시라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그렇게 거절하며 꼭 이렇게 말했다.
일하러 가야 한다.

할머니의 입관예배 때 왜그리 눈물이 나던지
할머니는 20년 전 시신 기증을 약속했다.
평생 하나님의 도움으로 타인의 병을 고치다가 자기의 병은 고치지도 못하고
죽어서도 의학발전을 위해 기증하겠다니.
눈 감은 할머니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일하러 가야 한다.

죽어서도 일하는 할머니,
우리 가문 예수의 제자로 만들어 사명의 길을 갈 수 밖에 없게 만들더니
죽어서도 가슴에 미어지게 말하고 있다.
일하러 가야 한다.
 
2015.6.25. 전쟁 같은 세상을 떠난 할머니 빈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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